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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언어학개론

<언어학개론>제5장: 언어의 단어 구조, 형태론-1. 형태소

by springwintercoming 2020.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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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개론>제3장: 언어의 소리, 음성학-1. 음성학의 하위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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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포스팅의 내용 중에서, 파란색 글씨로 된 내용을 제외한 검은색 글씨로 된 텍스트는 <언어 풀어쓴 언어학개론> (강범모, 한국문화사) 에서 가져온 부분임을 밝힙니다.(그대로 가져온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본인의 스타일로 정리함)******

 

파란색으로 된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 또는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한 내용임

 

 

제5장: 언어의 단어 구조, 형태론

 1. 형태소

 

형태론과 형태소

 

  언어는 소리와 의미의 결합체의 체계이다. 소리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언어의 단위 중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단어(낱말, word)이다. 우리는 외국어를 배울 때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고 단어를 많이 아는 것이 외국어를 잘 하는데 아주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영어의 단어 'word'는 단어의 단위 이상을 가리키기도 한다. "May I have a word with you?"라고 할 때 한 단어만 말해도 되냐는 뜻은 아니다. 우리말의 '단어' 혹은 '낱말'은 영어의 'word'와 같이 확장된 뜻으로 쓰이는 일은 없고 오히려 일반적으로 언어를 의미하는 '말'이 단어, 구, 절, 문장의 뜻으로도 쓰인다. 나폴레옹의 명언, "내 사전에 불가능이라는 말은 없다"에서 '말'은 단어를 말한다.

  이론언어학의 형태론(morphology)은 바로 단어의 구조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단어에 구조가 있다는 말은 단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있어서 이것들이 규칙적인 배열을 이룬다는 말이다. 즉, 단어보다 더 작은 소리와 의미의 결합체 단위가 있다. 이것이 바로 '의미를 가진 최소의 문법 단위'로 정의되는 형태소(morphome)이다.

  단어가 우리에게 더 친숙한 말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단어를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간단하게, 띄어 쓰는 단위인 어절을 단어로 정의한다면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던 중세 국어와 지금도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 일본어에는 단어가 없다고 하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발음의 면에서 홀로 쓰일 수 있는 것만을 단어로 정의한다면, 반드시 그 뒤의 명사와 같이 쓰여야 하는 영어의 관사('a/an', 'the')는 단어의 자격이 없을 것이다. 단어에 비하면 형태소는 위의 정의에서 보는 것처럼 비교적 명확한 개념이다.

 

EXAMPLE

 

'잡으시었습니까'는 개별적 의미를 가진 여러개의 형태소로 이루어진 하나의 어절이다.

잡-: 손으로 하는 동작

-으시-:주어에 대한 화자의 존대

-었:사건이 과거에 일어났음

습니까:청자에 대한 화자의 존대(의문문)

 

  형태소 부분을 공부할 때, 형태소대로 문장을 분석하는 연습을 중고등학교 국어 문법 시간에 되게 많이 했었는데, '잡으시었습니까'라는 어절은 정말 헷갈리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가장 대표적인 예시여서 지금까지도 기억이 많이 난다. 항상 '으시었습니까' 부분이 어렵고 헷갈렸는데, '었'을 자꾸 '으시'에 붙여거나 '습니까'에 붙여서 문제를 틀렸었다. 지금 다시 언어학 공부를 하면서 보니 잘 알겠는데 그때는 왜 그렇게 헷갈렸는지 모르겠다.

 

  형태소는 언어의 불연속적(discrete) 특성 혹은 분절성을 보여준다. 인간의 발음기관에서 낼 수 있는 아주 섬세한 차이를 가진 무한히 많은 소리를 언어는 몇 개로 나누어 사용한다. 이것이 분절음(segment)이다. [t]를 발음하는 위치(치경)과 [k]를 발음하는 위치(연구개) 사이에 무수히 많은 조음 위치가 있지만, 미세한 조음 위치의 차이에 따라 수십 가지의 파열음을 이용하는 언어는 없다. 적절한 범위 내의 소리들은 모두 하나의 소리로 인식하고 발음한다. 또한 언어음의 연속이 실제로는 그 경계가 불분명한 연속체이지만 우리가 그것을 단절된 소리가 차례로 연결된 것이라고 인식한다는 점에서 언어는 불연속적이고 분절적이다.

  마찬가지로 의미의 층위도 불연속적이다. 이 세상의 사물은 무한히 구별할 수 있다. 색채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가 보는 색의 스펙트럼은 본질적으로 빛의 파장에 따른 연속체이다. 언어는 이러한 연속체를 몇 개의 색채어로써 나누어 구분한다. 색의 스펙트럼을 나누는 방법은 언어마다 다르다. 어떤 언어에서는 두 개의 색채어를 사용하고 어떤 언어는 세 개, 또 어떤 언어는 다섯 개 혹은 그 이상의 색채어를 사용한다. 어떤 언어가 여러 개의 색채어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무한한 색의 스펙트럼을 유한한 숫자로 분할하여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의미의 세계가 언어에 비해 비연속적으로 분할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의미의 최소 단위인 형태소는 바로 의미의 비연속적 분할을 구현하고 있는 최소의 단위이다. 인간이 발화하는 문장이 의미를 가진 단어와 형태소의 연속체로 분석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도 언어는 분절적이다.

 

EXAMPLE

 

  '영수가 감자를 먹었다'라는 문장은 '영수,가, 감자,를,먹,었,다'라는 형태소들이 결합한 것이다. 소리 층위의 분절성과 형태소(혹은 단어) 층위의 분절성을 합하여 인간 언어의 이중 분절이라고 부른다. 혹은 하나의 형태소가 하나의 (문법적, 내용적) 의미를 가지는 교착어가 아닌 굴절어에까지 확장하여 말하자면, 언어의 이중분절은 소리와 형식 두 층위의 분절이다. 라틴어와 같은 굴절어에서는 하나의 형식이 여러 가지의 문법적 의미와 연결된다. 형태소대로 나눠서 발음하지 않고 한 번에 말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능하다.

 

이형태

 

  형태소는 소리와 의미의 결합체인데, 소리의 면은 어느 정도의 변이가 있다.

 

EXAMPLE

 

사람-이:남자-가

사람-을:남자-를

집-으로:바다-로

잡-아:먹-어

잡-으면:가-면

잡-았-다:먹-었-다:가-ㅆ-다(-았-/-었-/-했-)

 

  문장의 주어를 표시하는 주격 조사는 '-이'와 '-가'로 나타나는데, 그것이 붙는 명사의 끝소리가 자음인지 혹은 모음인지에 따라 형식이 결정된다. 이때 '-이'와 '-가'는 동일한 형태소인 주격 조사의 상이한 형태(morph)이다. 형태소를 '{ }'로 표시하자면, /이/와 /가/는 주격조사 {이}의 이형태들이다. 이것은 우리말의 음소(phoneme) /ㄱ/이 음성적 환경에 따라 무성음 [k]와 유성음 [g]의 변이음(allophone)으로 실현되는 것과 유사하다.

 

  영어의 경우에도 형태소와 그것의 음운적 환경에 따른 이형태를 볼 수 있다.

-cats/s/:dogs/z/:cases/Iz/

-cuts/s/:tells/z/:catches/Iz/

-Kicked/t/:played/d/:wanted/Id/

 

  복수명사를 나타내는 형태소{s}는 /s/,/z/,Iz/의 이형태를 가진다. 동사의 주어가 3인칭 단수임을 나타내는 형태소{s}는 /s/,/z/,/Iz/의 이형태를 가진다. 과거를 의미하는 형태소 {d}는 /t/,/d/,/Id/의 이형태를 가진다. 이것은 앞 소리의 유, 무성의 차이와 [d,t]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