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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포스팅의 내용 중에서, 파란색 글씨로 된 내용을 제외한 검은색 글씨로 된 텍스트는 <언어 풀어쓴 언어학개론> (강범모, 한국문화사) 에서 가져온 부분임을 밝힙니다.(그대로 가져온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본인의 스타일로 정리함)******
파란색으로 된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 또는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한 내용임
제7장 언어의 의미,의미론과 화용론
1. 의미적 직관과 '의미'의 의미
의미론(semantics)은 언어를 통해 전달되는 의미(meaning)를 다루는 분야이다. 예전부터 의미의 문제는 철학, 심리학, 논리학, 문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어 왔다. 따라서 언어학에서의 의미론은 이러한 여러 인문학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의미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은 쉽지 않지만, 우리가 문장의 문법성에 대한 직관을 가지고 있듯이 의미에 관한 직관을 가진 것은 확실하다. 우리가 가진 가장 중요한 의미적 직관은 문장의 진리치(truth value)에 관한 것이다.
EXAMPLE
(ㄱ) 강도가 경관을 살해했다.
(ㄴ) 경관이 죽었다.
(ㄷ) 강도가 잡혔다.
(ㄹ) 경관이 살아 있다.
한국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ㄱ)이 참(true)이면 (ㄴ)도 반드시 참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즉, (ㄱ)이 (ㄴ)을 함의한다는 의미적 관계에 대한 직관이 있는 것이다. 이것과 비교하며 (ㄱ)이 (ㄷ)을 함의하지는 않는다. 강도가 경관을 살해했을 경우 강도가 잡힐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함의의 의미적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함의(entailment)관계의 다른 면은 모순(contradiction)이다. (ㄱ)과 (ㄹ)은 모순 관계에 있는데, 그것은 (ㄱ)이 참이면 (ㄹ)은 반드시 거짓이라는 것, 다시 말해 (ㄱ)과 (ㄹ)이 동시에 참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모순적 관계에 대한 의미적 직관을 가지고 있다.
또한, 우리는 어떤 문장, 혹은 표현들이 같은 의미인지 다른 의미인지에 대한 직관을 가지고 있다.
EXAMPLE
군인이 포로를 잡았다.
포로가 군인에게 잡혔다.
The policeman caught the thief.
The thief was caught by the policeman.
하지만 동의성은 때로 불확실한 직관이다. 또한, 동의성의 이면에는 중의성(ambiguity)이 있다. 어떤 표현의 두 가지 이상의 의미에 대한 직관도 어떤 경우에는 명백하게, 어떤 경우에는 다소 불확실하게 존재한다.
EXAMPLE
John went to the bank.
학생 세 명이 사과 하나를 먹었다.
--> 첫째 문장에서, 존이 은행에 갔다는 뜻과 존이 강둑에 갔다는 두 개의 뜻이 있음이 명백하다. 둘째 문장에서, 학생 세 명이 사과 한 개를 나누어 먹었다는 뜻과 학생 세 명이 각각 사과 하나씩을 먹었다는 뜻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이 경우 두 번째 의미에 대해서는 좀 불확실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중고등학교 국어 문법 시간에 배웠던 적이 있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한 문장이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배웠었다. 동의성의 이면인 중의성 때문인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의 문장을 보변 가장 보편적인 의미로 해석을 하곤 한다. 위의 예시에서는 존이 은행에 갔다는 의미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아들일 것이고, 학생 세 명이 하나의 사과를 나누어서 먹었다고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bank와 사과 하나라는 단어를 또 다르게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중의적으로 여러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내가 학교 문법 시간에 배운 가장 인상깊었던 예시는 '학생들이 다 안 왔다' 라는 문장이다. 이 문장 역시 위의 예시들처럼 두 가지 의미로 중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대부분이 사람들은 이 문장을 보면 전체 학생 10명 중 8명만 왔고 2명은 안 왔으니, 학생들이 다 안 온 것이라고 해석할 것이다. 하지만 이 문장은 전체 학생 10명 중 10명이 모두 안 와서 '학생들이 다 안 왔다'라고 썼다고 이해될 수도 있다.
또한, 어떤 문장이 전제하는 의미에 대한 직관도 있다.
EXAMPLE
현재 프랑스의 왕은 대머리이다.
The present king of France is bald.
--> 이 문장이 현재 프랑스에 왕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는(presuppose)것, 그리고 현재 대통령제의 프랑스에서 그 전제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이 문장이 참인지 거짓인지 말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을 한국어 사용자는 알고 있다. 이와 같이 함의, 모순, 동의, 중의, 전제 등 의미에 대한 직관이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언어학의 의미론은 이러한 의미적 직관을 바탕으로 언어 표현의 의미를 탐구한다.
'의미'(meaning) 혹은 '의미하다'(to mean)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EXAMPLE
까마귀는 죽은 동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붉은 신호등은 가지 말라는 것을 의미한다.
The red flag means that it is dangerous to swim.
Smoke means fire.
--> 여기서 쓰인 '의미하다' 혹은 'mean'은 "총각은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를 의미한다"라고 말할 때 쓰인, '총각'이라는 언어 표현의 의미를 말하는 '의미하다'와 구별할 수 있다. 이 문장들에 쓰인 '까마귀' 등은 까마귀라는 동물, 거리의 붉은 신호등, 붉은 깃발, 연기 등 실재 세계에서의 사물을 말하는 것이지 언어 표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즉, 언어 표현이 아닌 사물들이 무엇인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물의 의미와 언어 표현의 의미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어떤 하나의 사물 혹은 언어 표현이 다른 사물을 표상한다(represent)혹은 대신한다는(stand for) 것이다. 까마귀가 죽은 동물의 존재를 대신하듯이 '총각'이라는 표현은 결혼하지 않는 성년 남자를 대신하는 것이다.
이렇게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을 대신할 때 전자를 기호(sign)라고 부른다. 기호를 연구하는 기호학(semiotics)은 온갖 종류의 기호와 기호 작용에 대한 학문이다. 의미론은 언어 표현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는 특별한 종류의 기호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단, 소쉬르가 언어를 기호라고 했을 때, 그가 말하는 '기호'는 기표와 기의의 결합이다.
여기서 퍼스(Peirce)가 제안하였던 세 가지 기호의 종류에 대하여 말해보면, 상징(symbol), 도상(icon), 지표(index)이다. 상징은 기호와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의 관계가 자의적인 것이다. 의성어나 음성상징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어기호는 자의적이다. 따라서 언어 속의 대부분의 단어는 상징이다. 다른 예를 보면, 신호등도 일종의 상징이다. 붉은 신호등과 가지 말라는 것, 푸른 신호등과 가도 된다는 것은 필연적인 관계가 아니다. 인간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사용하는 모르스 부호, 깃발, 봉화 등도 모두 상징이다. 상징에서 중요한 것은 대상 자체보다 기호와 대상 사이의 연결을 이해하는 해석자이다.
도상은 기호와 대상 사이가 비자의적인 것, 즉 어떤 종류의 유사성 혹은 동기가 있는 것이다. 지도는 전형적인 도상이다. 지도의 등고선은 실제 자연 지형의 높이가 대응한다. 지도의 채색, 즉 갈색의 진하기 정도, 푸른색의 진하기 정도는 산과 바다의 높이와 깊이를 그 정도에 따라 표시한다. 올림픽 경기를 안내하기 위하여 각종 스포츠 종류를 간략화한 그림으로 나타내는 것도 도상이다. 무엇인가를 던지는 모양이 수영을 가리킬 수 없고, 두 사람이 서로 붙잡고 서 있는 모습이 양궁을 가리킬 수 없다. 자연언어에서는 의성어와 음성상징이 도상적이다. 예를 들어, 어떤 올빼밋과의 새의 울음소리를 '부엉'이라는 의성어로 표현할 때 그것은 도상적이며, 또 그 우는 소리 '부엉'과 관련된 보통명사 '부엉이'가 그 새를 지시할 때에도 그것은 도상적이다. 의성어 '소쩍'과 명사'소쩍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마지막으로, 지표는 기호가 그 대상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대개 그 관계가 인과적인 경우이다. 지표적 관계에서 그 관계를 인식하는 해석자가 없더라도 그 대상은 존재한다. 까마귀와 죽은 동물의 관계가 지표적이다. 죽은 동물이 있을 때 항상 까마귀가 근처에 있고, 그 사실을 해석자가 인식함으로써 "까마귀는 죽은 동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해석자가 없더라도 까마귀와 죽은 동물은 존재한다. 다른 예로, 연기는 불의 지표이고, 총탄 자국은 총이 발사되었다는 것의 지표이고, 노크 소리는 문 밖에 사람이 있다는 것의 지표이다. 언어에서 지표적 표현은 표현과 그 대상이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그 대상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지시대명사 같은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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