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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포스팅의 내용 중 파란색 글씨로 된 내용을 제외한 검은색 글씨로 된 텍스트는 <언어 풀어쓴 언어학개론> (강범모, 한국문화사) 에서 가져온 부분임을 밝힙니다.******
파란색으로 된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 또는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한 내용임
5. 구조주의 언어학과 생성문법
소쉬르
소쉬르는 실질과 형식을 구별하였다. 실질은 물질과 유사한 개념이고 형식은 그 물질에 부여하는 어떤 모양이다. 언어의 실질은 소리와 의미이다. 소리와 의미가 언어체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실질에 형식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소리의 형식이 음소(언어체계)이고 의미의 형식이 어휘화(어휘체계)이다. 소쉬르가 언어 연구에서 형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언어의 구조와 체계를 중요시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마지막으로, 소쉬르는 계열적 관계와 결합적 관계를 구별하였다. 언어표현들은 어떤 언어적 환경에서 (계열적으로) 대치될 수도 있고 서로 결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빨간 사과를 먹었다'에서 '아이'는 '소녀', '개' 등과 대치될 수 있고, '빨간'은 '파란', '노란' '맛있는'등과 대치될 수 있다. '아이가'와 '빨간'은 계열적 관계인 것이고, 대치된다는 말을 더 쉽게 이야기하면 다른 말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과를 먹었다'라는 부분이 결합적 관계인 것이다. 계열적 관계에서와는 다르게 '사과를 먹었다'는 결합적 관계이기 때문에, '먹었다'를 '왔다'나 '잤다'와 바꿀 수 없다. 다른 말로 바꾸면 '사과를'과 어울리지 않아 말이 안 되고 어색해진다. 나는 영어로 예를 들어 이해하면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그러면 한 번 영어 문장으로 예를 들어보자. 'He gave me a big apple'라는 문장에서 "He'는 'she'나 'John', 'My mother'로 대치될 수 있다. 그리고 'big'은 'small'이나 'red'로 대치될 수 있다. 하지만 'gave'는 'went'나 'slept'로 대치될 수 없다. 그리고 계열적 관계는 품사 내지 더 하위의 단어부류와 관련이 있고, 결합적 관계는 통사적, 의미적으로 올바른 표현을 형성하는 것과 관련된다. 문법은 계열적 관계와 결합적(연결)관계의 통합적 기술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두 관계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하여 이해하여야 한다. 또한, 구조주의의 주요 주장인, 언어 요소가 같은 층위의 다른 요소들과의 관계 속에서 가치를 갖는다는 것은 결국 언어 요소가 계열적 관계와 결합적 관계 속에서 가치를 갖는다는 말이다.
소쉬르 이래 구조주의 언어학이 유럽에서 자리잡았으며, 특히 스위스(제네바), 덴마크(코펜하겐), 체코(프라하)를 중심으로 발전해나갔다. 미국에서는 유럽 지역과는 좀 다른 방식의 구조주의 언어학이 발전하였다. 그것은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점령해나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원주민의 언어들과 만나게 되었고 이 언어들을 기술하는 것이 언어학의 중요한 과제였기 때문이다. 문자가 없는 언어의 문법을 기술하기 위해 미국의 언어학자들은 소리, 형태소, 단어, 문장으로 이어지는 여러 층위의 언어 기술의 엄밀한 방법론을 개발해야만 했다. 그것은 철두철미하게, 보이고 들리는 것, 즉 객관적으로 관찰이 가능한 언어 현상에만 기반을 둔 언어 기술 방법이었다.
블룸필드(L. Bloomfield)가 이러한 경험주의적, 관찰주의적, 형식주의적 기술을 추구하는 미국 구조주의 언어학을 대표하는 학자이다. 그의 저서 <언어>(Language, 1933)는 당시 미국 언어학의 바이블이었다. 그렇지만 오로지 객관적으로 관찰될 수 있는 말과 글의 현상만을 자료로 인정하는 언어 연구의 방법론은 한계가 있었다. 언어에는 소리의 면과 함께 의미의 면이 있다. 블룸필드의 방법론은 직접적 관찰이 불가능한, 그렇지만 언어의 중요한 측면인 의미를 다루는 의미론 및 심리언어학, 언어철학 연구에는 적합하지 않았고, 이러한 분야들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었다.
촘스키와 생성문법
이러한 1950대의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촘스키(N. Chomsky)이다. 그는 1957년 <통사구조>(Syntactic Structures)라는 저서를 내놓으면서, 당시의 미국 구조주의의 연구방법을 비판하고, 내성적인 방법을 통하여 언어를 연구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는 또한 언어 연구를 인간의 정신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식으로 인식하여 언어학을 인지심리학의 한 분야로 파악하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사상은 고대 그리스의 알렉산드리아학파에서부터 로마 시대와 중세시대의 실용 문법, 19세기 역사언어학을 관통하여 미국 구조주의 언어학에 나타나는 철저한 관찰주의와 경험주의적 관점을 거부하고, 스토아학파와 중세의 내성문법에 나타난 이성주의를 이어받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촘스키의 언어관에서 보편 문법(universal grammar)의 추구가 중요하며, 촘스키는 이 보편문법의 실재를 어린아이의 언어 습득을 통하여 논증하였다. 즉, 언어가 아주 복잡한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아이가 어떤 언어이든지 모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 생득적인 인간의 특질로서의 보편문법을 인정하게끔 만든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촘스키는 이성적 관점에서 언어를 연구하되 엄밀한 형식적 방법을 채택하여 언어를 기술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구체적으로 그가 수학에서 빌려온 방법은 생성이라는 개념으로, 이 때문에 촘스키의 문법이론을 생성문법이라는 말로 부른다. 생성문법에서 생성이란, 일정한 수의 규칙으로 무한한 결과를 산출하는 절차이다. 유한한 수의 단어를 사용하여 무한한 수의 문장을 만들 수 있는 인간의 언어 능력을 기술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촘스키는 언어를 언어능력과 언어 수행의 개념으로 구분하였다. 언어사용자는 언어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어를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지만, 실제 언어 사용의 상황에서는 물리적, 생리적 제약으로 인하여 불완전한 발화가 생길 수도 있다. 전자, 즉 언어에 관한 지식을 언어 능력이라고 부르고 후자를 언어 수행이라고 부르면서, 촘스키는 언어 연구의 대상은 언어 수행이 아니라 언어 능력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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