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이어집니다
https://winterlight.tistory.com/25
******다음의 포스팅의 내용 중에서, 파란색 글씨로 된 내용을 제외한 검은색 글씨로 된 텍스트는 <언어 풀어쓴 언어학개론> (강범모, 한국문화사) 에서 가져온 부분임을 밝힙니다.(그대로 가져온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본인의 스타일로 정리함)******
파란색으로 된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 또는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한 내용임
제2장: 언어의 본질
2. 규칙 지배성과 창조성
단어의 순서
비만형 아프리카 남자
*아프리카 비만형 남자
a large blue house
*a blue large house
우리가 별 의식 없이 사용하는 위와 같은 표현을 생각해보자. '비만형 남자'와 '아프리카 남자'가 모두 적절한 표현이고,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나타내는 '비만형 아프리카 남자'도 적절한 표현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단어의 순서가 바뀐 표현은 이상하다. 영어에서도 비슷한 예를 찾을 수 있다. *a blue large house라는 문장은 어색하고 이상하다.
I believe that John is smart.
I believe John is smart.
That John is smart surprises me.
*John is smart surprises me.
위의 예들은, 영어에서 종속절 앞에 오는 'that'은 어떤 경우에는 생략될 수도 있으나, 그것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조사의 생략
나는 사과를 먹었다.
사과 나 먹었다.
린다는 민호를 좋아한다.
*민호 린다 좋아한다.
예쁜 책
*책 예쁜
--> 언어가 어떤 규칙에 기반을 두고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개 비문법적인 표현을 쓰지 않고 올바른 표현만 사용하지만 이와 같은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 현상들은 언어가 어떤 규칙에 기반을 두고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생각을 나타내고 전달하기 위해 그저 아무렇게나 단어들을 결합하여 언어 표현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규칙에 따라 단어들을 일정한 방식으로 결합하여야 한다. 언어 사용자들은 비록 언어의 규칙들을 의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규칙들을 뇌 속에 내재화하고 있기 때문에 언어의 규칙에 합당한 표현들을 사용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언어 사용자들은 언어의 규칙을 "알고"있다.
언어의 체계성과 규칙성에 대한 인식은 구조주의 언어학에서, 나아가 고대 이래의 언어에 대한 숙고에서 이미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지만, 언어의 규칙 지배성을 언어의 무한성 혹은 창조성과 관련시켜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게 한 것은 촘스키였다. 그는 한 언어의 문법을 충실히 기술하는 것이 언어학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고 다음과 같은 좀 더 야심찬 질문을 던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즉, "가능한 인간 언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이와 같은 야심찬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가는 과정에서 인정해야 할 부분이 바로 언어의 규칙 지배성,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언어의 창조성이라는 언어의 근본적 특성이다. 여기서 말하는 창조성(creativity이란 이제까지 말하지 않았던 새로운 문장과 표현들을 말할 수 있고, 또한 이제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문장과 표현들을 듣고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과 관련된다.
창조적인 인간의 언어는 다른 동물의 의사소통 수단과 구별된다. 꿀벌은 '8'자 모양의 춤을 추면서 (혹은 인간의 눈에는 춤으로 보이는, 벌에게는 괴로울지도 모르는 '8'자 모양의 운동을 하면서) 그것이 발견한 (꽃의) 꿀의 위치와 거리와 품질을 다른 벌들에게 알린다고 한다. 춤 동작 중 직선운동의 방향과 해의 방향 사이의 각도로 꿀의 위치의 방향을 나타내고, 움직임의 속도가 느릴수록 꿀이 먼 거리에 있음을 나타내고, 춤 동작이 활발할수록 좋은 품질의 꿀임을 나타낸다. 이러한 사실은 일생동안 꿀벌의 춤 동작을 관찰하여 노벨상을 탄 폰 프리쉬(K. won Frisch)라는 과학자가 밝혀낸 것이다. 무리를 지어 사는 늑대와 사슴 같은 동물들도 적의 출현에 대한 경고와 같은 제한적인 의사소통은 할 것이다. 꿀벌이나 늑대의 의사소통 수단과 인간의 언어가 다른 점은 바로 창조성과 관련된다.
--> 증거1: 언어의 무한성
동물의 의사소통 수단이 극히 제한적인데 반하여 인간의 언어는 무한한 표현으로 무한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인간의 지능에 가장 많이 접근했다고 하는 침팬지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침팬지도 언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이려고 많은 시도를 해왔다. 침팬지에게 무한한 언어표현을 가르칠 수 없다. 언어가 인간에게 고유한 이유를 인간의 유전자와 동물의 유전자의 차이에서 실증적으로 찾아내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2001년 옥스퍼드 대학의 과학자들이 'FOXP2'라는 유전자가 언어와 관련이 있음을 발견하고, 2002년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침팬지와 인간의 FOXP2 유전자의 차이를 찾아냄으로써, 인간만이 가진 언어의 유전학적 설명의 단초를 제공하였다. 언어의 무한성을 보여주는 아주 간단한 예는 다음가 같이 무한히 반복할 수 있는 구문이 언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신애가 예쁘다.
철수가 신애가 예쁘다고 말했다.
영자가 철수가 신애가 예쁘다고 말했다고 생각했다.
준수가 영자가 철수가 신애가 예쁘다고 말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Mary is pretty.
John believes that Mary is pretty.
Susan thinks that John believes that Mary is pretty.
+++
덕선이는 착하다.
택이가 덕선이는 착하다고 말했다.
정환이가 택이가 덕선이는 착하다고 말했다고 생각했다.
선우가 정환이가 택이가 덕선이는 착하다고 말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똑같은 구문이 한 문장 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귀환(recursion)이라고 부른다. 귀환은 위와 같은 내포문(embedded sentence)의 반복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이 다른 여러가지 형식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하늘은 높고, 높고, 높고, 높고,..............푸르렀다.
시골의 산속의...호숫가의 오두막집
정말, 정말, 정말,...아까운 기회였다.
귀환적 규칙(recursive rule)
영어에는 40개 정도의 음성이 있다. 이 소리들을 결합하여 수십만 개의 단어가 생기고, 보통 사람은 그 많은 단어들 중 많아야 수만 개를 안다. 이러한 유한한 수의 소리와 단어를 기반으로 영어 사용자는 무한한 수의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게 유한한 수의 요소를 기반으로 무한한 수의 산출물을 생성해 낼 수 있는 언어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바로 언어가 귀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언어의 문법 규칙들 중에는 귀환적 규칙(recursive rules)이 있기 때문에 무한한 수의 문장의 생성이 가능하다. 문법 규칙이 귀환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한 문장의 길이도 무한하게 길어질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20어절 이내의 문장을 사용하지만, 무척 긴 문장이 소설 속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문법 규칙이 귀환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한 문장의 길이도 무한하게 길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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