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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포스팅의 내용 중에서, 파란색 글씨로 된 내용을 제외한 검은색 글씨로 된 텍스트는 <언어 풀어쓴 언어학개론> (강범모, 한국문화사) 에서 가져온 부분임을 밝힙니다.(그대로 가져온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본인의 스타일로 정리함)******
파란색으로 된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 또는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한 내용임
제11장.언어와 사회:사회언어학
2. 존대법, 힘의 역학
언어는 사회에서 한 집단의 동질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만 사용되지는 않는다. 다른 사회 집단의 사람들 사이에서 언어가 사용되고, 한 집단 내에서도 나이와 직위에 따른 힘의 불균형 관계에 놓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언어가 사용된다. 이때 언어에 힘의 역학이 반영될 수 있다. 즉, 말을 하는 사람, 말을 듣는 사람, 그리고 말이 기술하는 대상 사이의 힘의 관계에 따라 같은 내용을 표현하는 말의 양식이 달라진다. 이러한 현상을 문법에서 존대법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언어마다 존대법을 나타내는 방식이 다르다. 어떤 언어는 어휘나 문법적 표현의 차이로 존대법을 나타내는 방식이 별로 발달하지 않았다. 영어가 대표적인데, 아이가 어른에게 하는 말과 어른이 아이에게 하는 말이, 말로서는 억양의 차이가 어느 정도 있지만, 글로 써 놓으면 별 차이가 없다.
EXAMPLE
선생님: I like you.
학생: I like you, too
---> 이 대화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우리말에서는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동일한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
EXAMPLE
선생님: 나는 너를 좋아한단다.
학생: 나도 너를 좋아한단다.
--->이 대화는 이상하다.
우리말은 존대법이 매우 세밀하게 발달한 언어이다. 대화 속에서 힘의 역학 관계에 따라 적절한 존대 표현을 사용하여야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지해 갈 수 있다.
힘의 역학은 화자, 청자, 기술 대상의 세 주체 사이의 관계이다. 존대법은 화자의 입장에서 다른 주체와의 관계에 따라 적절한 문법 장치를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먼저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서, 화자가 청자보다 연령이나 지위가 위라면 반말을 사용하지만, 그 반대라면 상대존대의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말에서 상대존대는 동사나 형용사의 종결어미를 이용하여 상대편을 대우하는 문법적 방법이다. '해라체', '하게체', '하오체', '합쇼체', '해체', '해요체' 등이 있다. 비가 온다는 같은 내용도 화자와 청자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한국어는 정말 존대법이 중요한 언어인 반면에 영어는 존대법이 없는 언어인데, 외국 영화를 보면 이 점을 더 크게 느낀다. 미국 사람들은 본인의 부모님을 보고 부모님의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상대방에 상관없이 상대방을 지칭할 때 you라고 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이름이나 선생님 이름을 아이가 부를 때 신기하기도 하고 편할 것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라 부럽기도 한 것 같다. 우리말이 존대법이 굉장히 발달한 언어라는 것이 불편할 때도 있어서 영어가 모국어라면 더 편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MPLE
비가 옵니다 - 아이가 어른에게
비가 온다. -어른이 아이에게
비가 와요.- 아이가 어른에게
비가 와.- 친구 사이에
화자와 청자의 역학 관계가 불분명한 공적인 대화 상황에서는 일반적으로 '-ㅂ니다'의 존대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존대 표현을 사용하다가도 힘의 역학 관계가 밝혀지면 표현 방식이 갑자기 바뀔 수 있다. 고등학교 일이년 선후배 관계임을 모르고 있다가 그것이 밝혀지는 순간 말이 바뀌는 상황의 경험이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선후배 관계가 10년 이상 차이가 나면 존대말이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다. 너무 동떨어진 선후배 관계는 힘의 역학 관계를 성립시키는데 부정적인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상대존대의 방법을 결정하게 만드는 요인에는 나이, 직책, 친소 관계, 공적 혹은 사적 상황 등 여러가지가 있어서 화자가 그것들을 적절히 고려하여 표현 방법을 정하는 일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불확실한 힘의 역학 관계를 언어가 확실히 결정하여 드러내는 기능이 있으므로, 잘못된 방식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화자와 청자 사이에 갈등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
때로 화자는 자기를 낮춤으로써 청자에 대한 존대를 표현할 수도 있다. '나'대신에 '저', '우리' 대신 '저희'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화자와 청자의 관계 뿐 아니라 화자와 언어 기술 대상과의 관계가 존대법에 반영된다. 어떤 사람이 자기의 아버지에 대해 말을 할 때와 자기의 아들에 대하여 말을 할 때 표현방법이 달라진다.
EXAMPLE
아버지께서 키가 크십니다.
아들이 키가 큽니다.
---> '-께서'와 '-시-'는 화자가 문장의 주어가 카리키는 자기 아버지를 존대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문법적 요소이다. 자기 아들에 대하여 '아들께서 키가 크십니다'라고 말한다면 이상하다. 이렇게 문장의 주어, 다시 말하여 문장이 표현하는 사건의 주체를 화자가 높이는 방법을 주체존대라고 부른다. '-시-'는 주체존대를 표시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문장들 중에는 주어뿐 아니라 목적어가 있는 문장도 있다. 이 경우 주어와 목적어가 가리키는 인물들의 힘의 역학 관계가 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어가 가리키는 문장의 주체가 목적어(직접/간접)가 가리키는 객체보다 낮은 위치에 있을 때 특별히 쓰이는 단어들이 있다. 이것을 객체존대라고 한다.
EXAMPLE
선생님이 학생에게 선물을 주었다.
학생이 선생님께 선물을 드렸다.
---> '-에게' 대신에 '-께', '주다' 대신에 '드리다'를 쓰는 것은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를 고려한 것이다. '선생님이 학생께 선물을 드렸다'는 이상하다. '보다'와 '말하다'에 대신에 '뵙다'와 '여쭈다'를 쓰는 것도 객체존대이다.
상대존대가 동사의 종결어미를 통하여, 그리고 주체존대가 선어말어미 '-시-'를 통하여 보편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데 반하여, 객체존대는 동사의 어미로써 표현되지는 않는다. 그 대신에 '드리다' 등 객체존대에 쓰이는 동사가 몇 개 있고, 간접목적어에 '-께'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존대법과 관련되는 것으로서 호칭의 문제가 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부를 때 쓰는 호칭과 청자를 지칭하는 이인칭 대명사도 힘의 역학 관계를 반영할 수 있다.
EXAMPLE
선생님이 학생에게: "김군, 요즈음 자네 무슨 공부 하나?"
학생이 선생님에게: "선생님, 요즈음 ( ) 무슨 일 하세요?
---> 선생님은 학생을 이름으로 부를 수 있고, 이인칭 대명사로 '자네'를 사용할 수 있지만, 학생이 선생에게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자네' 혹은 '너'대신에 이인칭 대명사로 들어갈 말은 선생을 '선생님'으로 부르는 방법 이외에는 적당한 것이 없다.
영어의 경우 이인칭 대명사 'you'가 모든 경우에 쓰이므로 문제가 없으나, 우리 말의 이인칭 대명사는 그 쓰이는 환경이 매우 제한을 받으므로 적절한 쓰임이 매우 어렵다. 우리말에서는 이인칭 대명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단, 다음과 같이 청자를 지시하는 표현을 목적어로 할 경우에는 이인칭 대명사 목적어를 생략하는 것이 어색하고, 일반 명사를 이인칭 대명사처럼 사용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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