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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포스팅의 내용 중에서, 파란색 글씨로 된 내용을 제외한 검은색 글씨로 된 텍스트는 <언어 풀어쓴 언어학개론> (강범모, 한국문화사) 에서 가져온 부분임을 밝힙니다.(그대로 가져온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본인의 스타일로 정리함)******
파란색으로 된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 또는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한 내용임
제11장.언어와 사회:사회언어학
+ 3. 성 차이와 언어
일상어에서의 성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산발적으로 있어 왔다. 영어에서 'chairman, congressman' 대신 'chairperson, congressperson' 등 남녀 공통어임이 드러나는 말을 쓰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국립국어원에서 성차별적 요소가 있는 단어 5000여개 를 발표하였다. 's라인' 등 근래 쓰기 시작한 말들이 모두 포함된다. 가능한 한 이런 말들을 쓰지 않고 다른 말로 대치하기를 권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차별을 없애기 위한 단어들의 예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또 있는데, policeman이라는 영어 단어가 경찰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policeman의 man이 남자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policeofficer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man이라는 단어가 남자라는 의미도 있지만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 성차별적인 단어로 볼 필요는 없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지양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사실 어떤 언어든지, 언어는 여자보다는 남자 중심으로 되어있다는 생각을 한다. 스페인어 같은 경우는 여성형 명사, 남성형 명사가 따로 나뉘어져있는데, 대부분이 남성형이고 남성형을 주축으로 움직인다. 스페인어를 영어만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면서도 남성 위주의 언어라는 느낌을 크게 받았었다. 명사를 여성형과 남성형으로 나누는 것부터 말이다. man이라는 영어 단어도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 또한 약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성경에 나타나는 일부 남성중심적인 표현을 중립적으로 바꾸려는 노력도 있었다. 외국의 성경 번역에서 이러한 노력이 있었고 우리나라의 성경 번역에도 주목할 만한 것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성경 번역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이 있다. 1938년 성경개역, 구약개역, 신약개역, 1961년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1977년 공동번역, 1993년 표준새번역이다. 1882년부터 부분적으로 우리말로 번역되기 시작한 성경은 1961년의 개역한글판이 나왔고 이것이 개신교에서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공동번역과 표준새번역은 후에 번역된 성경이다. 가장 나중에 번역된 표준새번역 성경이 이전의 개역한글판 성경과 다른 점은 현대어와 쉬운 말을 사용했다는 점 이외에도 성차별 표현을 없앴다는 것이다. 첫째로, 여성 멸시 표현인 '계집', '어미'와 같은 표현이 사라졌다. 둘째, 여성을 남성에 끼워 넣는 표현, 예를 들면, '아들' 속에 의미적으로 '딸'을 끼워 넣는 것을 '자녀'또는 '아들딸'로 번역하였다. 셋째, 개역한글 성경에서는 남성이 여성에게 반말을 쓰지만 표준새번역 성경에서는 서로 존댓말을 쓰도록 하였다. 특히 룻기에서 룻과 보아스는 서로 존댓말을 쓰도록 번역하였다. 성경에서의 성차별적 표현을 바구는 일은 일상 언어에 편재해 있는 성차별적 요소를 바꾸어 가는 일들 중의 하나이다. 이미 관습화한 언어를 인위적으로 교정하는 일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4. 금기어와 속어
언어 표현은 세상의 사물 대신에 사용하는 표상(representation)이다. 언어 표현들 자체는 일정한 소리의 결합, 혹은 그것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글자의 결합으로서 모두가 동등한 자격을 갖지만, 그것들이 표상하는 세상의 사물은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후자의 것들 중 대표적인 것이 인간과 동물의 배설물이다. 실제 세상에서 배설물은 깨끗하지 않고 냄새가 지독하므로 사람이 피하고 싶은 것이고, 이러한 사물을 표상하는 언어 표현도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단어들을 금기어(taboo word)라고 한다. 예를 들어 '똥'은 금기어이다. 그래도 이 말이 지시하는 대상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그저 무시하고 그것에 대해 말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그것을 달리 표현하는 말들을 대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완곡어법(euphemism)이다.
예를 들어, '똥' 대신 '대변, 인분, 변' 등의 한자말이 좀 더 점잖게 인식되고 공적인 상황에서는 이 말들이 사용된다. 똥과 관련된, 우리 생활에서 아주 중요하고 친근한 장소인 변소도 그냥 변소라고 부르기에는 좀 껄끄러워 '화장실'이라는 점잖은 말로 부르는 일이 많다. 변비약이나 유산균 식품광고에서 배설물은 직접 언급되거나 보여지지 않고 다른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된다. 언어의 완곡어법과 마찬가지로 영상의 완곡 표현이 있다.
금기어들은 일상적인 언어 사용 상황에서 사람들이 사용하기를 꺼리는 말들이다. 그런 만큼 이 말들은 상대방을 무시하고 당혹하게 하기 위한 욕설로 쓰이기에 적당하다. 그래서 우리말을 비롯하여 세계 어느 나라 말에서도 성과 배설물과 관련된 금기어는 전형적인 욕설의 재료이다. 욕설은 남을 저주하기 위해서도 사용되므로 성과 배설물 관련 단어 이외에 병, 죽음, 신체적 상해와 관련된 말도 사용된다. 그런데, 욕설은 금기어 자체이어야 하지, 금기어가 가리키는 대상을 지칭하는 다른 말이어서는 안 된다. 욕에서 사용하는 금기어는 저속한 말, 즉 비속어(slang)의 일종이다. 비속어는 욕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천한 느낌을 주는 말들이다. '먹는다'라는 보통의 표현에 대하여 '처먹는다'는 비속어이고, '죽다'에 대하여 '뒈지다'는 비속어이다. 또한 사람의 신체 기관을 가리키는 말들 중에 비속어가 많이 있다. 사람 머리를 '대가리'라고 부를 때 그것은 비속어이고, '입' 대신 쓰이는 '아가리'나 '주둥이'도 비속어이다. 속어는 천한 말이므로 일반적응로는 사용이 제한적이지만, 폭력배 사회와 같은 일부 사회 계층에서는 일상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욕설은 언어 폭력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도 있으므로 좋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욕에 지나친 살의와 악의가 없다면 제한적이나마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도 있다. 즉 서로 터놓고 지내는 사이임을 과시하는 사교의 기능을 욕이 할 수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욕 잘하는 욕쟁이가 반드시 나쁜 놈이 아니고, 욕 많이 먹는 사람도 반드시 나쁜 사람은 아닐 것이다.
금기어나 속어 표현 대신에 다른 말을 사용할 경우에도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완곡어가 점차 완곡어법으로서의 역할이 약화되어 다른 완곡한 표현으로 대치되기도 한다.
비속어나 금기어의 완곡어법은 아니지만, 직업명의 경우에도 그것이 가리키는 직업을 폄하하여 부르던 관습이 있거나, 명칭 자체에 거리낌이 있는 경우 다른 명칭으로 둘러 표현하는 완곡어법이 있다. 과거 '청소부'라고 하던 것을 '환경미화원', '식모'를 '가정부', '보험 외판원' 을 '생활설계사'로 부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외국에서도 'garbage worker' 보다는 'sanitation worker'로 부르는 등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추세는 보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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